아내와 오랜만에 데이트를 했습니다. 큰 아들은 친구들과 영화 본다고 아침 일찍 나가버렸고, 둘째 딸은 저희가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둘만의 조용한 데이트를 즐기게 되었죠.


오이도를 거쳐 시화방조제를 지나 오랜만에 대부도, 어느 횟집에 들어섰습니다. 간단하게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할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딸아이가 식당에 도착해서도, 계속 깊은 잠에 빠져있으니, 살짝 유혹이 생겨버렸습니다.
“굴찜, 굴구이, 굴회”
칼국수와 함께, 저 셋 중 하나를 먹기로 한 것이지요. 선택은 아내에게 돌렸습니다. 아내는 굴회를 주문했죠. 더불어 청하도 한 병 추가!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는 이제 엄마 아빠를 따라다니기 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합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죠. 그런데, 방학한 아이가 요즘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친구들과 매일 놀고 싶은데,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제 아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습니다. 그래서 놀 시간이 아주 많죠. 하지만 아이 친구들은 대부분 방학에도 학원에 다닙니다. 그러니 시간이 없죠. 제 아이는 친구들 학원 끝나는 시간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친구가 학원 끝나면 놀고, 그 친구가 다시 학원에 가면, 다른 친구가 학원에서 올 때까지 혼자 놉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시간이 안 맞아, 집에서 죄 없는 동생만 괴롭힐 때도 있답니다.


잠깐 아이 생각을 하는 사이, 주문한 굴회가 나왔습니다. 저 ‘석화’는 보통 회를 주문했을 때 기본으로 따라 나오는 음식 중 하나죠. 그래서 항상 입맛만 살짝 보고는 아쉬워했는데, 오늘은 양이 넉넉하니 기분이 좋네요.
그리고 아내와 술 한 잔 합니다. 물론, 저는 물 잔을 들었지요. 주인아주머니가 음주단속을 요즘 수시로 하니까, 운전하실 분은 술 드시지 말라고 하네요. 아무렴요. 그래야지요.


오랜만에 아내와 조용히 데이트를 즐기니 (아내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만) 참 좋네요. 둘째 키우느라 요즘 힘이 무척 들 텐데....제 딸이지만, 정말 애 키우는 건 장난이 아닙니다. 저도 도와준다고 도와주긴 하지만, 어차피 육아는 아내 몫이 크니까, 저 보다 아내가 10배, 아니 100배는 더 힘듭니다.

큰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영화 끝나고 집에 왔는데, 엄마 아빠가 없으니 서운한 가 봅니다. 빨리 오라고 성화를 부리네요.
“알았다! 간다! 가!”
하지만 이건, 마저 먹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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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레드피쉬 2012/01/13 14:44 # 답글
굴을 꽤나 좋아하시는것 같네요ㅎㅎㅎ저도 취미좀 붙여봐야 할텐데ㅎㅎ
뽀다아빠 네모 2012/01/13 15:19 #
굴 종류는 뭐든 다 좋아합니다...특히 좋아하는 것은...바닷가에서 직접 채취하며 먹는 굴!!! ㅋㅋ
도시애들 2012/01/13 14:59 # 답글
참나원 심심하면 날아가면서..뭔 오래간만에 데이트는 케케케
암튼 보기 좋은 현상이니..
내 배는 상관말고 많이 많이..ㅎㅎㅎ
헉 근데 칼국수 국물색이..ㅋㅋ
검은깨죽 같이..ㅋ
뽀다아빠 네모 2012/01/13 15:21 #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ㅋㅋ생각해보니 칼국수는 색깔이 약간 그랬네여....바지락 껍데기는 없는 알맹이만 있던 칼국수였는데, 맛은 별로였어요....^^
도시애들 2012/01/13 17:03 #
홍합하고 바지락은아니 모든 조개탕은 껍질에서 깊은 맛이..
안그렀습니까..ㅎㅎ 재첩 껍질없음 암맛도..ㅋ
뽀다아빠 네모 2012/01/13 17:50 #
그렇죠. 사실 먹기는 편하고 좋은데....맛은...누군가 그랬어요...조개 껍질을 오래 끓이면 국물이 끝내준다고요...
택씨 2012/01/13 16:09 # 답글
밀물 때인가 봐요. 썰물 때이면 내려가서 모래+뻘 사장을 걸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정말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다른 아이들 때문에 놀 시간이 없는게 요즘 아이들이죠. 이건 벌써 20년 전에도 그랬던 것 같네요;;
석화는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쩝.
뽀다아빠 네모 2012/01/13 17:52 #
네. 맞습니다. 한번 내려가고 싶었는데, 물이 빠지질 않더라고요...ㅋ그리고 아이가, 밖에서 신나게, 매일 뛰어놀 수 있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chimber 2012/01/13 19:46 # 답글
와, 데워주시는 것만 해도 친절한데 거기에 바지락까지 더 넣어서 끓여주시는 게 인심이네요^^요즘 아이들 보면, 뒤늦게 태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정말..
저도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이다 태권도 학원이다 어머니 등쌀에 다니긴 했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재밌었고 지금까지 도움도 되고, 들판에서 뛰어 놀 시간도 충분히 있었거든요^^ 그런 추억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가끔 생각합니다.
뽀다아빠 네모 2012/01/16 09:07 #
저거 다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바지락 조금 안 넣어 줬으면, 서운했을꺼에요...ㅋㅋㅋ아이들 학원 얘기는 정말 해결이 없는 얘기 같습니다....제 아이도 언젠가는 보내야겠지요....
enat 2012/01/13 19:49 # 답글
크 대부도 칼국수 진짜 맛있죠! 어려서 부모님 따라서 대부도 자주 갔던 게 생각나네요. 저희 부모님도 네모님 같은 생각을 하셨었겠죠... 어쩐지 반성하게 되는 포스팅이군요 음음.굴회는 저렇게 많이 모아두니까 정말 탐스럽네요. 싱싱함이 사진에 둥둥 떠다닙니다!
뽀다아빠 네모 2012/01/16 09:09 #
제 아이도 나중에 저희를 따라다닌 일을 좋게 생각해줄지...사실 걱정입니다...ㅋ굴회는 정말 맛있었어요. 아니, 바닷가 바로 옆에서 먹으니 맛이 없을 수 가 없겠죠...^^
토끼 2012/01/13 20:40 # 답글
저도 한 십년전쯤인가? 부모님이 끌고가서 억지로 갔던 곳이 대부도 어느 횟집이었는데 첫번째 두번째 사진을 보니 그곳과 똑같네요. 그래서 잠시 추억에 잠겼네요~~ ^^부모님께 잘해야겠어요;;;
뽀다아빠 네모 2012/01/16 09:10 #
하하...억지로 끌려가셨군요....제 아이도 가끔 그렇게 당한답니다...ㅋㅋ대부도는 바닷가 쪽에 있는 횟집 촌은 다 비슷한 풍경이에요....^^
해우기 2012/01/16 16:06 # 삭제 답글
아...저....굴......
정말 미칠것 같아요..... ㅠㅠ
뽀다아빠 네모 2012/01/17 10:14 #
굴 좋아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