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집을 떠나 낯선 다른 고장 또는 더 먼 외국으로 나가는 일을 여행이라고 흔히 말하지요.
비슷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이렇습니다. ‘낯선 곳, 낯선 환경을 돌아보고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또는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일’ 이라고 말이죠.
가끔은 편하게 돌아다니기도 하고, 때론 힘들게 돌아다녀보기도 하는 것. 같은 곳을 가더라고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가보면 전혀 색다른 맛을 갖게 되는데, 힘들게 여행을 하고 나면 집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알게 되지요.

오랜만에 배낭에 짐을 꾸렸습니다. 둘째아이(16개월)가 마실 유제품과 내복, 여벌의 겉옷, 그리고 기저귀와 간식 등등을 넣으니, 꽉 차더군요. 배낭을 둘러맨 어께가 묵직합니다. 거기에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카메라와 아이를 팔에 안고 길을 나섭니다.
요즘 편리한 세상이라고 말합니다만, 정말 그렇긴 해요. 집에서 열차를 왕복으로 다 예매하고, 열차표도 휴대폰에 넣어 다니니 말이죠. 예전처럼 기차역에 나가서 시간을 알아보고, 좌석을 알아보고 뭐! 이럴 필요가 없어졌으니, 어찌 보면 좋긴 하지만 ‘낭만’ 비슷한 것이 없어져서 좀 아쉽기도 합니다.

저희가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지마자 수원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는데, 다른 승객들은 30분이나 기다렸다면서, 버스 배차시간이 왜 이렇게 늦었냐? 며 기사에게 따지더라고요. (이 운은 오늘 하루 종일 계속됩니다.) 사실, 저희가 탄 버스는 안양에서 오산까지 가는 버스인데, 평일에는 차가 상당히 많이 다니거든요. 하지만, 기사 아저씨 왈! 주말과 공휴일에는 30% 정도 차를 뺀다고 합니다. 그만큼 배차 간격도 넓어지고요. 다른 버스도 거의 그렇다는 군요. 손님이 없어서....
참! 버스에서 딸아이는 잠시 잠을 잤습니다. 정말 다행이지 뭡니까. 40분 정도 걸리는 시간에 칭얼댔다면 저희가 난처했을 텐데 말이죠.


현재시간 13시 19분. 이제 천천히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해보네요. 저희는 지금 대전에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버스를 또 타고 계룡산까지 가는 게 최종 목적지고요.
그런데 사실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대전까지 가도 되는데, KTX는 너무 빨라서 여행의 맛을 못 느낄 것 같아서 갈 때는 새마을호를 타고, 돌아올 때 KTX를 탈겁니다.


오면서 버스에서 낮잠을 잤기 때문에 아이는 계속 오빠에게 매달이고, 엄마에게 매달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칭얼대면서 울지는 않습니다. 저는 혼자 따른 자리에 앉았기에 편하게 가고 있습니다만....
열차가 천안을 지나자 조금씩 딸아이가 지겨워합니다. 할 수 없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열차카페에 가봤습니다. 열차에 오르면서부터 첫째아이는 열차카페에 가고 싶어 했답니다. 예전에는 판매원이 먹거리를 가지고 객차 사이를 지나 다녔는데, 이제 그런 풍경은 없어졌지요. 이것 참! 점점 사라지는 추억들이 너무 많아집니다.




차를 놓고 오니 이런 것은 좋습니다. 낮술의 유혹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이렇게 넘어가 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잠깐 열차카페를 이용하는 사이 기차는 목적지인 대전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1시 36분에 탔는데, 2시 55분 도착이라니, 새마을호가 대전까지 이렇게 빨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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