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 갈매기, 그들이 사는 방법은?

갈매기들의 쇼를 보는 방법은 무작정 배를 타고 바다를 달려야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월미도에서 영종도 들어가는 배를 타면, 그 주위에 몰려들어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갈매기들을 보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육지에서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다름 아닌 오이도랍니다. 

봄이라는 계절이지만, 여름처럼 더위가 찾아온 어느 일요일, 저희 가족은 오이도를 찾았습니다. 집이 안양인 탓에 마땅히 갈 곳 없으면 가장 쉽게 달려오는 곳이 바로 오이도. 

! 그런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뭔가 한곳을 바라보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이도 등대 앞, 포구 쪽이었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저희도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갈매기들이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을 떠난 과자와 그것을 노리는 갈매기들

날아가는 과자를 밑에서 낚아채려는 갈매기,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


어린 아이는 신기한 듯, 갈매기들의 공중 쇼를 바라봅니다.

 

사실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면 안 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만, 저들의 신기한 재주를 바라보는 일은 정말 재밌습니다. 누구는 그러겠죠? 사람들의 재미를 위해 갈매기들은 망가지고 있다고요. 나중에는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는 일조차 잊게 된다고 말이죠. 지금 우리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죠. 

머리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저는 큰 아이에게 과자를 사오라고 돈을 주었습니다. 너도 먹고 갈매기도 주고, 동생도 주라고 말이죠.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과자대신 갈매기들이 먹어도 되는 먹잇감이 제품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죄책감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과자 한 봉지의 반은 갈매기에게 던져주고, 반은 아이들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봉지바닥에 몇 개 안남은 쓰레기만을 저에게 맡기고 아이들은 쪼르르 등대를 향해 달려갑니다. 이거 참, 버리지도 못하고 들고 다니자니 거추장스럽고....

 

이제 오이도의 명물, 등대에 올라가봐야겠습니다.



등대에 가까이 다가서니, 손이 닿는 부분은 죄다 이런 낙서들로 가득하더군요.



등대 안에도 역시 수많은 낙서들이, 누군가의 추억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밑에서 보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등대이지만, 올라가려면 제법 계단을 걸어야합니다. 가파르기도 하지만, 폭이 좁아서 조심조심 올라가야합니다. 먼저 발을 내딛은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 또한 기본이겠죠. 

1, 2, 3....나선형으로 생긴 계단을 빙 빙 돌아 드디어 등대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밑에서 바라만 보던 등대에 이렇게 오르고 보니 생각보다 꽤 높네요. 포구의 끝까지, 그리고 방파제 끝까지 한 눈에 다 들어옵니다.

 

등대에 오르니 포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방파제 위를 산책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도 보입니다.

 

아이들과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등대를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북적한 포구에 들어섰죠. 각종 해산물에 일찍부터 자리 잡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하는 마음이 듭니다. 차만 없으면 이럴 때 좌판을 깔고 값싼 해산물에 소주 몇 잔 마시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텐데요. 아내와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마음을 다잡고 집에 가서 편하게 한 잔하기로 했습니다. 둘 다 주당인 관계로 누구는 먹고, 누구는 운전을 위해 안 먹고, 그러면 재미없거든요.

 

이제 손잡고 다니는 것을 거부하는 아이는 포구를 활개치고 걸어 다닙니다. 입에는 갈매기에게 주다 남은 과자를 오물거리며 말이죠.

 

손에 과자가 떨어지면, 저에게 다가와 과자 봉지에 손을 쑥 넣고는 다시 앞장서서 걷는 아이를 바라봅니다. 뒤뚱 뒤뚱 넘어질듯 하여 불안하지만, 손을 잡으려하면 뿌리치고 달아나 버리는 아이. 언제 저렇게 자랐는지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끼네요. 벌써 혼자 다니려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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