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생활, 드디어 탈출하다!
2009년 12월 18일 금요일. 그날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무슨 날인가하면 제가 그 다음날부터 졸지에 주부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사연인즉, 아내가 미용 봉사활동을 하기위해 한달에 한번씩 방문하는 어느 한 요양원에 갔다가 그곳 직원의 실수로 발가락을 다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고 순간엔 그저 단순한 타박상 정도로 생각했는데, 다음날 병원을 찾았더니, ‘골절’ 이라는 것입니다. 전치 4주의 골절.
병원을 찾은 19일 토요일 오전에 반 깁스(Gips)를 하고 아내는 그날로 집에 돌아와 누웠습니다. 발을 높게 치켜들고 말이죠. 의사선생님 말이, 주의를 하지 않으면 뼈가 붙질 않아 수술해야 할지도 모르니, 요양을 잘 하라고 하더군요.
하여, 그날부터 제대로 한번 해보지 않았던 집안 살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안 일 잘 도와주는 남편이란 소리 곧잘 듣곤 했었는데....
밥하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와! 쉬운 거 하나도 없습니다. 밥이야 전기밥솥이 하고, 청소야 진공청소기가 하고, 빨래야 세탁기가 하는데 집안일이 뭐가 힘들어! 라고 생각했던 일이 엄청난 오해였다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휴!
평일엔 새벽에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회사 갈 준비하고, 아이 학교 등교시키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맞벌이 하는 아내를 두신 분들, 아침에 아내 꼭 도와주세요. 자기 몸 챙기고 식구들 식사 챙기려면 정말 힘들 겁니다.
그리고 주말엔 더 정신없습니다. 밀린 청소는 물론이고, 밀린 빨래, 끼니때마다 밥 챙겨 먹어야죠. 새벽부터 밤에 자리에 누울 때까지 조금도 쉴 틈이 없습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정말 손이 장난 아니게 거칠어 졌습니다. 또 주방 일을 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손을 잘 다치더군요. 꼭 칼에 베인 게 아니라도, 물을 만지다 따끔거려서 보면 손등이 뭔가에 베였고, 손끝은 갈라지고 부르트고....아이고....경험하지 않으신 분은 정말 모르실 겁니다.
이렇게 4주가 지나고, 드디어 아내가 깁스를 풀었습니다. 야호! 물론 제대로 걸으려면 석 달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내가 조심조심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주방에서 해방 된 것에 감사합니다.
이젠 아내를 정말 잘 도와 줘야겠습니다. 건성으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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